미디어 탐구생활/chapter 3. TV

드라마 파스타에서 삼순이와 커프가 보인다

아아아아아앟 2010. 1. 4. 23: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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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공불락이었던 월화드라마 '선덕여왕'이 2009년과 함께 끝났다.
2010년 새해를 맞아 방송 3사는 모두 새로운 드라마를 시작하였다.

KBS는 일본의 히트 드라마를 리메이크한 '공부의 신'

SBS는 흥행 보장 장르 극극에 의학을 섞은 '제중원'

MBC 드라마 '파스타'는 어쩐지 '선덕여왕'과 '동이' 사이의 땜빵용 같은 느낌


각기 전혀 다른 장르의 드라마로 진검 승부를 벌이다.

드라마 파스타


채널 돌리다 우연히 보게 된 드라마 '파스타'. 로맨틱 코메디물의 사극 이후의 현대극이어서인지 시간 떄우기용 같은 성격이 강하다 여겼는데, 이거 의외로 흡입력 있는 드라마 같다. 

공전의 히트작, 신드롬까지 불러 일으켰던 드라마 '내 이름은 김삼순'과 '커피 프린스 1호점'을 적절히 버무린 듯한 드라마라는 느낌이 들었다.  이탈리안 레스토랑을 배경으로 요리를 통해 일과 사랑을 찾아가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그린 '파스타'는 우선 공통 분모인 먹는 걸 만드는 사람들에 대한 이야기. 까질한 남자 주인공과 예쁘지는 않지만 매력적인 성격의 여주인공. 그리고 빠른 스피드의 전개까지. 이건 완전 판박이다.

1. 까칠한 남자 주인공.
이선균

현실이라면 소송이라도 당할 법한 한 성깔을 지니고 있는 남자 주인공.

삼순이나 커프의 남주인공은 약간 적절한 까칠함을 지니고 있었다면 이번 드라마 '파스타'의 남자 주인공은 기존의 전형적인 로맨틱 코메디의 까칠한 남자 주인공 + 베토벤 바이러스의 강마에가 합쳐진 듯한 폭발적으로 싸가지 없는 남자다.
아직 1회 밖에 되지 않았으나 남자 주인공 최현욱은 폭언은 예사, 심지어 불과 첫 회에 주방의 여자 요리사를 모두 해고하는 등 소위 독불장군의 카리스마로 군기를 잡는다.

그런 이선균이 달달한 꿀 바른 목소리로 온갖 폭언을 서슴치 않으니, 장르의 특성상 언젠가 나올 예상외의 여린 모습이나 그러할 수 밖에 없었던 사연, 그 후 여주인공에 의해 달라질 매력의 반전은 초반 까칠하면 까칠할 수록 더 강렬하게 다가올 가능성이 농후하다.

레스토랑 밖과 안에서의 모습이 180도 다르니 이 드라마를 본 여자들, 까칠하지만 묘한 매력의 이 남자에게 반할지도.

2. 적절한 연기력.
남녀 주인공인 이선균과 공효진. 어디 가서 연기 못한다는 소리는 안 듣는다. 로맨틱 코메디라는 장르의 특성상 어느 정도 연기 못해도 괜찮을 듯 하지만 어설픈 연기나 어울리지 않는 목소리라면 드라마 극 중 감성에 시청자가 빠져 들기 힘들다.
생각해 보라. 폼나거나 심각한 상황이거나 어떠한 분위기를 이끌어야 하는 상황에 째지고 깨는 목소리로 국어책 읽듯이 말하는 상황이라면... 어휴... 얼굴이 잘나도 감정 이입이 힘들다.

또한 이선균의 연기 변신. 최근 드라마 속 달달한 목소리의 그가 욕쟁이 쉐프라니.

3. 어리버리한 여주인공.
공효진

이런 장르의 전형적인 혹은 암묵적인 룰이라면 싸가지 남과 어리버리하지만 매력적인 여자의 주인공이다. 공효진이 맡은 여주인공 서유경 또한 '라스페라'의 새로운 쉐프 최현욱(이선균)을 신입 어시스턴트로 오해하면서 당황하는 모습이 전반적으로 그려졌으며, 잡일도 마다하지 않고 막내로서의 성실한 모습과 3년 만에 처음 프라이팬을 잡고 희망에 부푼 모습 등 예쁘고 매력 넘치는 꿋꿋한 여주인공이다.


4. 눈이 즐겁다.
잘 데코레이션된 음식은 눈을 즐겁게 한다. 사람의 기본적인 욕구인 먹는 음식이 맛깔스럽게 보이면 자연히 시선이 쏠리기 마련이다. 대장금까지 갈 필요도 없다. 파티쉐 삼순이의 군침 도는 먹음직스러운 음식들은 드라마는 둘째치고라도 자연스레 시선이 끌기 마련이다. 게다가 실감나는 요리 장면까지.

드라마 파스타


5. 대박 드라마의 연출을 차용.
이건 아직 1회라 그리 길게 쓸 말하기에는 이르지만 카메라 워크를 보며 내 이름은 김삼순을 떠올릴 정도로 흡사하였다. 특히 내 이름은 김삼순의 경우 레스토랑에서 인물들이 움직일 때 그대로 카메라가 따라가는 기법을 많이 썼는데 이번 파스타에서도 볼 수 있었다. 마치 내 이름은 김삼순을 보는 듯한 친근함이 들었다. 동일한 카메라 기법에서 오는 익숙함. 의외의 강점이다.


일단은 여기까지!

대박 인기의 드라마를 살짝 변주한 느낌이 드는 드라마 '파스타'

기존 음식 드라마들이 그렇듯 파스타 하나를 만들더라도 손님이 행복해질 수 있도록 열과 성을 다하는 요리사들의 살아있는 모습을 그리는 성공담이 예상된다. 

하지만 위에도 언급했듯이 흡사 '내 이름은 김삼순' 시즌 2 같은 느낌이 들 정도로 어찌 보면 진부한 느낌도 다분.
또한 목소리는 달달하나 뭐라고 말하는지 잘 못 알아 들을 발음을 구사하는 이선균의 대사 전달력.

선덕여왕 뒤를 이을 화제의 인기 드라마가 될 지, 전작의 명성을 잊지 못한 그저 그런 드라마가 될 지 지켜 볼 일이다. 늦은 저녁 음식 드라마를 보니 파스타가 땡긴다. 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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